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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물같이 바람같이 > 서상욱의 주역 산책
공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행동'
서상욱의 주역산책<25> 천택리괘의 괘사와 공자의 사례
“인자는 공적을 세우고 나면 대가를 차지하지 않는다”
 
서상욱
공자는 일생을 통하여 공부하는 것(學)을 싫어한 적이 없고,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것(敎)을 귀찮아하지 않았다. 그는 가르침과 배움을 통하여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따라서 가르침과 배움에 관한 사상은 곧 그의 사상과 학설에서 중요한 구성요소가 된다. 공자는 일정한 스승이 없었지만, 평생을 마음을 비우고 배우기를 좋아했다. 《논어》에 나오는 배움에 대한 공자의 생각을 살펴보자. 

위정편(爲政篇)에서 자로에게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곧 아는 것(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이라고 했다. 조금 아는 것을 많이 안다고 떠들고, 모르는 것도 안다고 거짓말을 하는, ‘부지이작(不知而作)’의 세태를 비난할 자격도 없이, 때로는 나 자신마저 그 허물을 벗을 수 없다는 자괴감이 드는 대목이다. 

지도자로서 가장 좋은 방법은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이라도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다.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은 대부분 이렇게 말한다. “내가 몰라서 그러니 가르쳐 주십시오” 아는 척하는 것은 무지보다 더 사악하다. 술이편(述而篇)에서는 ‘세 사람이 함께 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 좋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으면 그에 따르고,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으면 고치면 된다(三人行, 必有牙師焉.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라고 하였다. 

나보다 훌륭한 사람은 당연히 나의 스승이지만, 나보다 못한 사람도 훌륭한 스승이 된다. 인간의 가장 못된 근성 가운데 하나가 나보다 못한 사람을 무시하고, 나보다 힘이 센 사람에게 절절매는 것이다. 진실로 위대한 사람은 나보다 못한 사람에게서 무엇인가를 깨닫는 사람이 아닐까? 따라서 성공한 케이스를 공부하는 것에 못지않게, 실패한 케이스를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배우는 것을 주저하지 말고,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敏而好學, 不恥下問)’라고도 하였다. 위령공편(衛靈公篇)에서는 인을 두고서는 스승이라도 양보하지 말아야 한다(當仁, 不讓于師)고 했다. 오로지 진리와 정의만을 인정해야지, 인간적 한계가 있는 자연인으로서의 스승을 맹신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 말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나는 스승을 사랑하지만, 진리를 더 사랑한다.’고 말한 것과 같은 뜻이다. 진리와 정의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권력과 권위와도 대결해야 한다는 뜻이다. 스승의 학문적 업적을 뛰어넘는 것이 제자로서의 의무일진데 우리 학계의 현실이 과연 그럴까라는 의문과 함께 공자와 같은 큰 스승이 그리워진다.

그는 자기가 공부했던 경험을 위령공편(衛靈公篇)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일찍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하루 종일 밥도 먹지 않았고, 밤이 새도록 잠도 자지도 않으면서 스스로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별로 유익한 것은 없었고, 책에서 배우는 것보다는 못했다(吾嘗終日不食, 終夜不寢, 以思, 無益, 不如學也).’ 

위정편(爲政篇)에서 ‘배우기만 하고 생각을 하지 않으면 현실과 동떨어지게 되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를 않으면 위험한 인간이 된다(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라고 한 것과 통하는 말이다. 아무리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 난 사람이라도 책을 통해서 지식을 배우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말이다. 자신이 대단한 무엇인가를 발견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알고 보면 옛사람이 이미 그와 유사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나면 겸손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

공자 이전에는 ‘학재관부(學在官府)’라 하여 교육자나 피교육자나 모두 귀족들이었다. 공자가 사립학교를 설립한 이후로는 “국적과 계급을 가리지 않고, 어떤 사람에게도 교육의 기회가 주어졌다(有敎無類).”공자의 학생들은 11개 제후국에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배우겠다는 사람은 모두 몰려왔다.  

학습목적에 관해서 공자는 “배워서 출사(出仕)를 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제자들에게 주지시키고, 평민출신의 학생들이 정치적 재능을 발휘하기를 바랐다. 그가 이러한 학풍을 일으킨 이후로 신분의 귀천과 고하를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학문을 연마하는 풍조가 크게 일어났다. 나름대로의 공부를 한 사람들이 권력을 강화하려고 시도했던 제후들과 결합하지 천하는 더옥 혼란에 빠졌다. 전국시대는 공자가 조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르치고 배우는 방법에 있어서도, 공자는 학생들의 성격과 학업능력 그리고 처지를 감안하여, 최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논어》 선진편(先進篇)에 있는 이야기이다. 공자는 자로와 염유(冉有)가 똑같이 “들은 것이 있으면 반드시 실행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했을 때 각자의 처지에 따라 다르게 대답했다. 자로에게는 부모와 형제가 있으니 “어떻게 그대로 하겠느냐?”라고 말렸으며, 염유에게는 “당연하지!”라고 대답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공서화(公西華)라는 사람이 왜 서로 다른 대답을 하는지 이상하다고 물었다. 공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염유는 망설임이 많고 추진력이 없기 때문에 배우면 그대로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로는 생명력이 강하여 열정과 기백이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다. 그러므로 지나침을 경계한 것이다.”

여담이지만, 공자는 자로의 이런 점을 염려하여, 늘 저 놈은 제 명에 죽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공자의 이러한 경계에도 불구하고, 자로는 싸움터에서 한 발도 물러나지 않고 싸우다가 죽고 말았다. 요즘 말로하면 공자의 맞춤식 교육이다. 

또한 학생들이 스스로 사고할 수 있도록 지적 욕구를 격발시키기도 했다. 《논어》 술이편(述而篇)에는 이러한 공자의 교육방법이 나온다. “격분하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으면 가르치지 못하고, 의심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으면 분발하지 않으며, 한 쪽 모서리를 들어 보일 때 나머지 세 쪽 모서리를 돌이켜 깨닫지 못하면, 본래의 자기 지혜를 되찾지 못한다(不憤不啓, 不悱不發, 擧一隅不以三隅反, 則不復也)”

격분은 배우지 않을 수 없는 왕성한 욕구를 말한다. 강력한 모티베이션이야 말로 학구욕의 원천이다. 공자는 학생들의 학구욕을 자극하기 위하여 때로는 무안을 주고 때로는 다른 학생과 비교를 하기도 했다. 배우겠다는 각오가 단단하지 않은 학생을 가르칠 수는 없다. 또 의구심을 품지 않는다면 진리를 깨닫지 못한다. 단순히 기존의 지식을 습득하고 외우는 것으로는 새로운 진리를 발견하지 못한다.  

공자는 당인(當仁) 불양어사(不讓於師)라 하여 자기가 생각하는 인이 있으면 스승에게도 양보하지 말고 따지라고 했다. 꼿꼿한 사나이 한유도 스승이 반드시 제자보다 현명하지는 않다(師不必賢於弟子)라고 했다. 그렇게 해야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아는 참다운 지혜를 터득한다는 말이다. 지혜는 내성(內省)을 통하여 자기화가 되었을 때 가치가 있는 것이다.

공자가 학생들에게 강조한 가장 기본적인 학습방법은 열심히 지식을 축적하는 것이었다. 그는 술이편에서 스스로를 가리켜 “나는 타고난 천재가 아니라, 옛 것을 좋아하여 재빨리 터득했던 사람일 뿐이다(我非生而知之者, 好古敏而求之者也)”라고 했다. ‘생이지지(生而知之)’는 태어날 때 이미 어떤 지식을 갖추고 있음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렇다면 그 다음은 무엇일까? 아마도 ‘학이지지(學而知之)’가 아닐까? 배워서 아는 것이니까 공자가 하고 싶은 말일 것이다. 

《논어》 첫머리에 나오는 ‘학이시습지’나 ‘발비망식(發備忘食)’ 또는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은 모두 ‘학이지지’를 가리키는 말일게다. 《논어》 위정편에는 공자가 배우기를 자신만큼 좋아했던 안회를 평가하며 “내가 안회와 하루 종일 이야기를 했지만, 한마디도 거스르지 않아서 바보 같았다. 그러나 안회는 집으로 돌아가 자신을 돌아보고 내가 말한 것이 무슨 뜻인지를 밝혀냈다. 안회야말로 바보가 아니었다.”라고 칭찬했다. 안회에 대한 공자의 편견은 좀 지나치다할 정도이다. 성인도 편견을 가지기는 하나보다.

반면에 공야장편(公冶長篇)에는 낮잠을 자다가 들킨 재여(宰予)를 꾸짖으며, “썩은 나무에는 조각을 할 수가 없고, 푸실푸실해진 담장은 손질을 해도 헛일이다. 그러니 재여에게 기대를 하지 말아라!”라고 말했다. 재여는 공자의 제자 가운데 말을 잘하기로 이름난 사람이다. 

공자는 제자들의 재능을 언어, 문학, 덕성, 정치 등 4가지로 구분했다.  《논어》 곳곳에는 말 잘하는 사람에 대해 그리 높은 평가를 하지 않는다. 그런 주제에 공부시간에 졸다가 들켰으니 꾸중을 들어도 싸다. 그러나 공부시간에 졸리면 자는 것이 좋다. 잠깐 눈을 붙이고 나면 맑은 정신으로 돌아간다. 그것을 몰랐던 공자가 아니므로, 아마도 공부시간에 졸았던 재여의 건강상태를 걱정한 말일게다. 오히려 자도록 그냥 두어라는 스승의 배려일 것이다.

이상하게도 몸이 약한 사람이 머리가 좋다. 나의 침구학 스승이신 구당(灸堂) 김남수선생은 천재는 대부분 오줌싸개라는 말씀을 하셨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신기하게도 그 말씀이 사실이었다. 맹자도 진심장에서 “덕, 지혜, 기술, 지식이 뛰어난 사람은 대부분 우환이나 질병이 있다”라고 했다.

송대의 유명한 철학자 소강절(邵康節)선생도 선천적으로 햇빛을 보지 못하는 이상한 질병이 있어서 죽을 때까지 집밖으로 나가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남긴 《황극경세(皇極經世)》와 《하락이수(河洛理數)》와 같은 저술은 그러한 사람이 썼다는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 없을 만큼 웅대하다. 

공자는 또 배움과 견문을 결합하고, 거기에 진지한 사고가 곁들여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술이편에서 공자는 약간의 자기 자랑이 섞인 말투로 이렇게 말했다. “알지도 못하면서 창작을 하는 사람이 있지만 나는 그런 적이 없다. 많이 듣고 그 가운데 좋은 점이 있으면 따르고, 많이 보고 그것들을 기억해 두는 것이 원래부터 아는 것 다음으로 중요하다.”

내게는 상당히 찔끔하게 만드는 말이다. 그래서 이 부분을 쓰다가 한 참 주저하고 말았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글을 쓰는 것을 ‘부지이작(不知而作)’이라 한다. 나야 어차피 견문을 넓히는 의미로, ‘부지이작’을 하기로 작정했으니까 그냥 계속 가는 수밖에 없다. 

위정편에서는 “배우고 생각을 하지 않으면 현실과 동떨어지게 되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험하다(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라고 했다. 인재는 재능과 덕성과 학문이 겸비되어야 한다. 덕성이야 타고나는 것이지만, 재능은 후천적이다. 양자를 겸비하도록 하는 방법이 학문이다.

공자는 《주역》 건괘 문언전에서 학문의 방법론을 4단계로 설명했다. “학이취지(學以聚之)하고, 문이변지(問以辨之)하고, 관이거지(寬以居之)하고 인이행지(仁以行之)라.” 진리에 이르는 길은 우선 배워서 견문을 넓히고, 이러한 식견의 타당성을 분별하기 위하여 훌륭한 스승을 찾아가 질문을 해야 한다.  그 다음에는 나와 다른 견해를 널리 포용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주변의 모든 것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 

민망한 말이지만, 나는 역경의 이 대목을 읽기 전에, ‘학문(學問)’을 한자로 ‘학문(學文)’으로 쓰는 줄 알았다. ‘학이불사(學而不思)’는 배우기만 하고 자기화가 되지 못한 상태를 가리키며, ‘사이불학(思而不學)’은 객관성이 없는 독선적 태도를 가리키는 말이다. 배우고 물어서 얻은 지식을 분석하고 연구하여 자기화를 하는 것과, 깊은 사고를 통해 얻은 통찰을 객관화하는 것은 진리에 이르는 필수적인 과정이다.

무엇보다 공자가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배운 것을 행동에 옮기는 것이다. 《논어》 이인편은 현실적으로 인이 어떻게 활용되는가에 관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하고 있다. 공자는 “군자는 말은 어눌하게 하지만 행동에 옮길 때는 재빠르다(君子欲訥於言而敏於行)”라고 말했다. 진정한 인자는 빈 말은 잘 하지 않지만, 자기가 해야 할 일이 있으면 행동이 민첩해진다.  

또 “인을 체득하지 못한 사람을 싫어하는 인자는 스스로 인을 행하여 상대가 더 이상 불인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한다(惡不仁者, 其爲仁矣, 不使不仁者加乎其身)”라고 하여, 솔선수범을 통하여 교화를 하는 적극적인 행동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다른 사람의 잘못을 보고 인자는 어떻게 할까? 공자는 어떤 사람의 잘못이 그 사람의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그러한 사람을 보면, “인자는 자기반성의 기준으로 삼을 뿐 비난하지 말아야 한다.”고 가르쳤다. “어떤 일을 해야 할 때 군자는 그 일의 도리를 생각하지만, 소인은 혜택이나 이익을 생각한다.”고 비난을 하기도 했다.  또 “보통의 사람들은 주로 땅과 같은 재산의 증식에 관심이 많지만, 인자는 오로지 어떤 것이 올바른 도리인지를 생각한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러니 땅 투기꾼은 적어도 인자는 아니다. 

“인자는 일을 할 때는 적극적으로 나아가야 하지만, 공적을 세우고 나면 대가를 차지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상당한 관직에 엽관제도를 바탕으로 등용이 되는 오늘 날의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노자도 “공이 이루어지고 이름이 나게 되면, 물러나는 것이 하늘의 도(功成名遂, 身退, 天之道也)”라 했다. [서상욱 역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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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6/15 [10:00]  최종편집: ⓒ 환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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