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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宗敎)
조옥구의 한자로 보는 실전인문학<45> 제3장 한자로 가는 인문학 산책
종족을 단위로 집단경험이 지혜가 돼 다듬어지고 축적된 으뜸 가르침
 
조옥구

우리나라는 종교 백화점이라고 할 만큼 세계의 여러 종교들이 모여들어 공생하고 있는데, 이런 현상은 긍정적인 평가도 가능하지만 부정적인 현상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종종 이들 사이에 오고 가는 배타적인 언행과 크고 작은 갈등은 많은 이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기도 합니다.

때로는 성스러움으로, 때로는 신념으로 사람들에게 감동과 기쁨을 주는 종교(宗敎)’. 양날의 칼과 같은 것이 종교(宗敎)’이기 때문에 종교 간의 갈등은 그만큼 조심스럽고 위험합니다.

 

종교간 문제 가운데에는 종교(宗敎)’라는 용어의 오해에서 비롯되는 것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종교(宗敎)’라는 용어를 바르게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극복이 가능할 수 있기 때문에 종교(宗敎)’라는 용어의 정의를 생각해보는 것은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루 종)’

자는 +로 구성되어 있는데, ‘은 우리가 사는 집처럼 비바람을 면하게 해주는 시설의 상징이고 +로 구성되어 하늘()에서 (빛이) 세상으로 내려와() 만물이 보이다라는 뜻을 나타냅니다.

따라서 자는 직역하면 하늘이 내려오는 집이라고 말 할 수 있는데, 하늘이 내려오는 집이란 어떤 집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종가(宗家)’를 떠올리면 그 속에 답이 있습니다.

형제들 중 맏이가 사는 집을 종갓집이라 하는데 이 종가의 권위는 하늘과 조상에 대한 제사에 있습니다.

종중(宗中)’이나 종묘(宗廟)’, ‘종손(宗孫)’ 등의 쓰임을 통해서도 이 혈연(血緣) 핏줄을 매개로 한 개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의 마루머리와 같고 제사와 관련된 으뜸’, ‘근본의 의미입니다.

 

(가르침 교)’

자는 +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는 자손들이 집안의 어른들을 받들어 모시는 내용을 나타내고 는 손에 회초리를 들고 가르친다는 의미를 나타냅니다.

따라서 자는 후손들에게 선조들을 받들고 따르도록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두 글자를 결합하여 만든 용어가 宗敎인데, 두 글자가 만들어지는 배경 때문에 종교(宗敎)’는 태생적으로 혈연공동체를 배경으로 한 개념이라는 특성을 갖게 됩니다.

철학에서는 범주(範疇, 카테고리)가 중요한데, ‘宗敎를 풀이하면서 우리가 종종 놓치는 부분이 바로 이 점입니다.

 

종교(宗敎)’종족이라는 혈연공동체를 기초 단위로 만들어지는 용어입니다.

가정에는 가훈(家訓)이 있고 학급에는 급훈(級訓)이 있으며 학교에는 교훈(敎訓)이 있고 회사에는 사훈(社訓)이 있으며 나라에는 국시(國是)가 있듯이 종족단위에게 존재하는 가훈과 같은 것이 종교(宗敎)’인 것입니다.

 

 

보통 우리 역사를 반만년이라고 부릅니다. 다른 나라들이 국사라고 부르는 역사를 우리는 민족사라고 달리 구분해서 불러야하는 까닭도 이것입니다.

하나의 가정을 세워도 가훈(家訓)’을 두고 온 가족이 지행해야할 좌표를 설정하는 것이 우리 민초들의 습성인데 하물며 5천년의 역사를 이끌어온 한겨레의 선조들이 후손들에게 전하고자하는 교훈이 없겠습니까?

 

오늘 만일 우리에게, 우리 한겨레에게 종교(宗敎)’가 없다면 이것을 찾아내서 다시 우리 종교를 세우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 시급한 과제라 할 것입니다.

 

종족을 단위로 집단경험이 지혜가 되어 대를 거듭해가며 다듬어지고 축적된 것 중에서도 으뜸가는 가르침이 종교(宗敎)’인 것입니다. [조옥구 한자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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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0/01 [15:38]  최종편집: ⓒ 환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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