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弘益
조옥구의 한자로 보는 실전인문학<43> 제3장 한자로 가는 인문학 산책
한겨레 고유 정신을 대변하는 상징어.. 해가 내려와 세상이 하나가 되다
 
조옥구
7. 홍익(弘益)

‘홍익(弘益)’이라면, 동방의 작은 은둔의 나라 한겨레가 가진 정신적 가치에 주목하여 ‘미래 인류 구원의 사상’이라고 외친 작가(게오르규, 25시의 저자)가 떠오릅니다만 굳이 그런 예를 찾지 않더라도 우리 겨레의 정신을 상징하는 용어로 ‘홍익(弘益)’을 제외하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홍익(弘益)’은 우리 한겨레 고유의 정신을 대변하는 상징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외세의 침략이나 국력의 침체기마다 겨레 단결의 구심점으로 작용한 것, 대한민국 정부가 국민교육의 이념으로 ‘홍익(弘益)’을 채택한 것 등은 우리 겨레의 삶 속에서 ‘홍익’의 가치와 의미가 여전하다는 것을 말해 준다고 하겠는데,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홍익(弘益)’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홍익(弘益)’이 『삼국유사(三國遺事)』의 ‘단군사화(檀君史話)’에 ‘고기(古記)’의 기록을 인용한 형태로 처음 등장한 이래 많은 세월이 흐른 탓도 있지만 오늘 우리가 ‘홍익(弘益)’의 의미를 바르게 인식하고 있지 못한 것도 원인의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모든 인식은 개념의 정의(定義)가 그 출발점입니다. 학문 또한 용어의 개념 정의(定義)가 기본입니다. ‘홍익(弘益)’의 정의(定義)는 무엇입니까?

막연히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것이 ‘홍익(弘益)’의 전부일까요?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일까요?


‘홍익(弘益)’이 중요한 만큼이나 그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않으면 ‘홍익(弘益)’의 가치는 퇴색할 수 밖에 없습니다.

‘弘益’을 통해서 ‘홍익’의 의미를 살펴봅니다.


‘弘(클 홍, 넓을 홍)’은 ‘弓’과 ‘厶’로 구성되어 있으며, ‘弓’은 ‘활’을 나타내고 ‘厶’는 ‘내려오다’라는 의미이므로 이들을 결합하면 ‘활이 내려오다’가 됩니다.

‘활이 내려오다’와 ‘크다’, ‘넓다’는 일견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기 때문에 논리 체계로 인식하는 우리 두뇌는 난관에 부딪치게 됩니다.

‘활이 내려오다’의 ‘활’은 당연히 ‘상징’입니다. 때문에 ‘활’이 무엇을 상징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활’은 ‘활활’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는데, ‘활활’은 ‘불이 타오르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그 중심에 ‘불’이 있습니다. ‘활활’은 ‘불의 모습’이므로 ‘활’은 곧 ‘불(=해)’이 됩니다.


‘활’이 ‘불’을 나타내는 것은 활의 구조(활과 화살과 화살촉)가 해의 구조(해와 햇살과 김, 불과 물과 김)와 같다는 점에서도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한자들이 ‘활=해=불’, ‘화살=햇살=물’, ‘화살촉=김=기운’의 관계를 이용해서 만들어 집니다.

때문에 ‘활이 내려오다’는 ‘태양이 내려오다’가 되고 ‘태양이 비치는 영역은 넓고 그 작용은 크다’가 되어 ‘弘’은 ‘넓다’, ‘크다’의 의미를 나타내게 되는 것입니다.


‘益(더할 익)’은 ‘八+一+八+皿’으로 구성되어 그릇에 물이 차고 넘치는 모습과 의미를 나타냅니다.


‘益(더할 익)’의 의미를 ‘익’이라는 소리를 통해서 다시 살펴볼 수도 있습니다.

‘익’은 ‘익었다’는 의미이며 ‘익었다’는 것은 ‘무언가와 하나가 되었다’라는 의미입니다.

‘과일이 익었다’라고 말하는데 이것은 과일을 기른 것이 해이므로 ‘해와 같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고기가 익었다’라는 표현도 솥에 고기를 넣고 불을 때서 익히는 것이므로 ‘불과 하나가 되었다’라는 말입니다.


‘弘益’의 자의를 통해서 살펴본 ‘홍익’은 ‘활(=해)이 내려와(작용) 그릇(세상)이 넘치다(하나가 되다)’라는 의미입니다.

해(太陽)는 세상 만물을 살리려고 떠오르는 것은 아닙니다만 결과적으로 세상에 영향을 미쳐 그 영향으로 세상에는 만물이 넘쳐납니다.

의도적으로 남에게 이익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해처럼 그저 묵묵히 내 일을 할 뿐인데 그 결과가 세상에 미쳐 다른 생명을 살리는 것이 바로 ‘홍익(弘益)’입니다.


그래서 ‘홍익(弘益)’은 ‘살림’입니다. 누군가를, 무언가를 살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구상에 자신의 삶을 ‘살림살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살아감’이 ‘살림’이 된다고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반만년의 세월에도 퇴색하지 않고 여전히 자신의 삶을 ‘살림’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지구상에서 자신의 삶을 ‘살림살이’라고 하며 누군가를, 무언가를 살린다고 말하는 우리는 누구일까요?


【관련한자】

弘(넓을 홍; hóng) ; 해의 미치는 영역은 넓고 작용은 크다

益(더할 익;yì) ; 그릇이 넘치도록 더하다

弓(활 궁; gōng) ; 활은 불을 일으키는 도구, 활에서 불이 나오다

厶(사사 사; sī,mǒu) ; 하늘에서 은밀하게 내려오다

皿(그릇 명; mǐn) ; 물건을 담기 위해 만든 그릇


* ‘홍익(弘益)’에 덧붙임

‘홍익(弘益)’의 바른 이해는 한국인의 한국인다운 특성을 이해하고 우리 한겨레의 정체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우리 겨레의 인류에 대한 미래적 역할을 찾고 수행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됩니다.

여러 기록들을 종합해보면, ‘홍익인간(弘益人間)’은 ‘성통공완(性通功完)’, ‘재세이화(在世理化)’라는 용어들과 하나의 묶음을 이루고 있으며, 이들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도 있습니다.

성통공완(性通功完)=존재의 정신적 의미→천(天)의 속성=도(道)=근원적 원리의 추구

재세이화(在世理化)=존재의 물질적 의미→지(地)의 속성=덕(德)=근원적 원리의 실천

홍익인간(弘益人間)=존재의 작용적 의미→인(人)의 속성=인(仁)=근원적 원리의 작용

이런 구조이지만 성통공완이나 재세이화는 점차 소홀히 취급되고 홍익인간이 홀로 한겨레의 정신적 가치를 대변하고 있는 것은, 셋을 들면 그 속에 하나와 둘이 섞여 있기 때문에 굳이 셋을 다 들지 않고도 하나를 셋으로 보는 소위 ‘천지인’적 사고의 경향입니다.

천지인적 사고에서 보면, ‘셋(三)’ 속에는 ‘하나(一)와 둘(二)’이 담겨 있기 때문에 ‘하나를 들면 셋이 담겨 있고 셋이 모이면 하나로 돌아간다(執一含三 會三歸一)’라고 보았던 것입니다.

따라서 성통공완(性通功完), 재세이화(在世理化), 홍익인간(弘益人間)을 다 말하지 않고 ‘홍익인간(弘益人間)’만으로도 그 속에 성통공완(性通功完), 재세이화(在世理化)가 내포된 것으로 보았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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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12/16 [09:28]  최종편집: ⓒ 환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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