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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檀樹
조옥구의 한자로 보는 실전인문학<42> 제3장 한자로 가는 인문학 산책
태백산 정상에 신단을 세우고 그 아래 아사달에 도읍 정해 나라를 열고
 
조옥구
6. 신단수(神檀樹)

「太白山頂神檀樹下立都阿斯達開國號朝鮮」
태백산정신단수하입도아사달개국호조선

고대 조선(朝鮮)의 건국과 관련하여『삼국유사(三國遺事)』에 전하는 기록입니다.

이 글은 보통 「태백산 정상에 신단수라는 나무가 있는데 이 신단수 아래 도읍(아사달)을 정하고 나라를 열어 이름을 조선이라 하였다」라고 풀이됩니다.

이 기록대로라면 ‘아사달’은 고대 조선의 도읍(都邑), 즉 수도(首都)가 되며 고대 조선의 도읍은 태백산 꼭대기(頂上)에 있는 ‘신단수’라 부르는 나무의 아래에 있는 것이 되어, 고대 조선은 태백산 꼭대기에 세운 나라가 되고 맙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산꼭대기에는 살지 않습니다. 고대 취락(聚落)이 수렵(狩獵)과 어로(漁撈)가 편리한 하천(河川)을 끼고 형성된다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 이야기입니다.

상식에 맞지 않는 이야기를 역사적인 사실이라고 전하다보니 고대 조선은 신화 속의 나라일지도 모른다는 오해를 받기도 하는 것입니다.

고대 조선이 태백산 정상 신단수 아래에 도읍을 정했다고 하는 것은 당연히 오해입니다.

이 오해는 ‘神檀樹’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神檀樹’의 ‘樹’자에 그 단서가 있습니다.

한자는 말로 표현되는 내용(뜻)을 보다 정확하게 나타내기 위해서 ‘모양’과 ‘소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나무 수’라고 풀이되는 ‘樹’자를 통해서 이 ‘나무’가 어떤 나무인지를 알 수도 있습니다.

‘樹’자는 ‘木+尌’로 구성되어 있으며 ‘木’은 ‘나무’, ‘나무의 성질’을 나타내므로 ‘신단수’의 정체는 ‘尌’자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尌’자는 ‘세울 주’자입니다. ‘尌(세울 주)’자의 ‘壴’는 굽이 높은 ‘제사용 그릇(祭器)’을 나타내고 ‘寸(마디 촌)’은 ‘손’ 또는 ‘손의 기능’, ‘작업’을 나타내므로 ‘尌’의 ‘세우다’는 의미는 ‘제사를 위한 준비’를 의미합니다.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중심에 나무 기둥을 세우고 제단을 설치하며, 북과 같은 악기와 제물을 준비하기 위한 간이 시설도 필요합니다.

‘尌(세울 주)’자에 ‘广(집 엄)’을 더하여 만든 ‘廚’를 ‘부억 주’로 쓰는 것은 ‘부억’이 원래 제사를 위한 음식을 마련하기 위해 세운 시설이라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木+尌’로 이루어진 ‘樹’의 ‘나무’는 자연에서 자란 나무가 아니라 제사를 지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세운’ 나무를 의미합니다.


‘제사’란 하늘과 땅과 만물의 조화를 추구하는 행위로써 하늘 향해 높이 솟아있는 산이나 언덕, 하늘 높이 자란 큰 나무가 있는 곳을 찾아 제사를 드리는 것이 보통입니다.

특히 ‘나무(木)’는 땅에 뿌리 두고 하늘을 향해 자라는 특성 때문에, 나무를 타고 하늘이 세상으로 내려오고 또 올라간다고 생각하면서 나무는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상징물’이 되었습니다.

고대 고분의 벽화에 등장하는 나무를 ‘우주목(宇宙木)’이라 부르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나무가 서있는 그 곳이 곧 우주의 중심이라는 의미입니다.

마을마다 ‘당목’이라 부르는 신목(神木)을 두어 신성시 하는 까닭도 이 당목이 하늘과 소통하는 통로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적당한 나무가 없는 경우엔 ‘나무 기둥’을 세우고 제사를 드렸던 것입니다. 지금도 적당한 신목이 없는 마을에서는 깊은 산에서 나무를 베어 세워놓고 제사를 드리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이처럼 제사를 위해 ‘세운 나무’를 나타내는 글자가 ‘樹’자입니다.

제사를 위해 일부러 세운 나무를 의미하기도 하고 ‘세우다’라는 의미로도 씁니다. ‘수립(樹立)’이라는 용어가 적절한 예라 하겠습니다.


한편, 제사를 위해서는 ‘樹’ 외에 음식도 준비해야 하고 악기도 설치해야 합니다. 음식을 준비하는 ‘부억’을 ‘廚(부엌 주)’로 표시하고 ‘북’을 ‘鼓(북 고)’로 나타내고 ‘우두머리’를 ‘頭(머리 두)’로 나타내는 것은 이들이 모두 ‘제사’와 관련된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이상의 배경으로 볼 때 ‘神檀樹’는 ‘신단수’라는 나무가 아니라 ‘神檀을 세우고’라고 풀이해야 합니다.

그래야「태백산 정상에 신단을 세우고 그 아래 아사달에 도읍을 정하여 나라를 열고 이름을 조선이라 하였다」가 되어 비교적 자연스런 풀이가 되는 것입니다.

고대 조선은 태백산 정상에 도읍을 정했던 것이 아니라 천손족으로써 산 정상에 먼저 신단을 세우고 그 아래 아사달에 도읍을 정하여 나라를 개국했던 것입니다. [조옥구 한자연구소장] 


【한자 풀이】

神(신령 신) ; 하늘의 성품을 가져 신성하다는 의미

示(보일 시) ; 하늘(二)에서 빛이 내려와(小) 세상이 보인다는 의미

申(아홉째 지지 신) ; 하늘을 두 손으로 잡은 모양

檀(박달나무 단) ; 하늘 제사(=밝음)와 관련된 나무라는 의미

木(나무 목) ; 하늘과 땅을 연결한다는 의미, ‘천지합일’의 의미

亶(믿음 단) ; 제단에 많은 제물이 차려져 있는 모양

樹(나무 수) ; 자생한 나무가 아니라 제사를 위해 일부러 세운 나무

豆(콩 두) : 굽이 높은 제기(祭器), 콩, ‘豆’와 ‘壴’는 같이 씀

壴(악기 이름 주) : 제사에 쓰이는 도구, 악기, 제기(祭器)의 일종

尌(세울 주) ; 제사를 위해 장비를 설치하고 세우다

廚(부엌 주) :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설치된 공간이라는 의미

鼓(북 고) : 제사에 쓰는 악기의 하나라는 의미, 북

頭(머리 두) : 제사에 술잔을 올리는 순서의 머리(으뜸)라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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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9/20 [10:22]  최종편집: ⓒ 환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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