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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開天)
조옥구의 한자로 보는 실전인문학<41> 제3장 한자로 가는 인문학 산책
사람의 머리가 열리고 하늘이 들어와 하늘이 사람 되고 사람이 하늘 되다
 
조옥구
5. 개천(開天)

우리 한겨레에게는 세계의 다른 종족들에게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특별한 기념일이 하나 있습니다.

bc3897년 커발한(居發桓) 한웅께서 신불(神巿, 새 벌판)에 배달국을 여시고 홍익(弘益)을 선포하신 날을 기념하여 제정한 ‘개천절(開天節)’이 그것입니다.


금년으로 5909주년을 맞는 ‘개천’의 역사는(현재는 조선(朝鮮)의 개국으로부터 4344주년이라고 셈하고 있음) 인류 역사상 유래가 없는 것으로, 고대 세계에서 한겨레의 위상을 가늠해볼 수 있는 주목해야할 용어이지만 오늘 우리의 ‘개천(開天)’의 사실은 제대로 평가받고 있지 못합니다.


‘개천(開天)’에 대한 이해는 보통 ‘(사람이) 하늘을 열었다’라는 정도입니다.

‘개천(開天)’을 이렇게 풀이하다 보니 ‘사람이 어떻게 하늘을 열 수 있는가?’라는 반문에 부딪치게 되고 ‘우리 역사는 대부분 이런 식’이라는 등 우리 고대사를 자조적인 웃음거리로 만들거나 마치 신화 속의 이야기처럼 꾸며낸 것으로 들리게 됩니다.

그러나 ‘개천(開天)’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닫힌 하늘을 여는’ 식의 그런 의미가 아닙니다. ‘개천’의 한자표기인 ‘開天’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開(열 개)’

‘開(열 개)’자는 ‘門+幵’으로 되어 있으며, ‘門(문 문)’은 사람들의 머리 정수리에 있는 ‘문’을 나타내고, ‘幵(평평할 견)’은 ‘해가 땅에 고르게 비친다’는 뜻의 ‘평평하다’라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開’자는 사람의 머리 정수리에 있는 문이 열리고 ‘하늘이 몸으로 내려오다’라는 뜻입니다.

‘開’자 풀이의 핵심은 ‘門’에 있으며, ‘門’은 그 음이 말해주듯 하늘과 마음이 소통하는 사람의 머리 꼭대기에 있는 ‘출입문’을 나타냅니다. 머리 정수리의 ‘문(출입문)’은 일반인으로써는 알기 어렵겠지만 수행이 일상화된 옛 선인들에게는 보편적인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開’자는 ‘무엇을 여는가?’, ‘왜 여는가?’, ‘열고 무엇을 하는가?’, ‘어떤 의미인가?’ 등 많은 정보를 내포하고 있습니다만 우리는 ‘開’자를 단순히 ‘열다’라는 의미로만 생각하고 말기 때문에 많은 사실들을 놓치고 마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한자에 대한 이해가 이러합니다.


‘天(하늘 천)’

‘天(하늘 천)’자는 ‘사람의 모습’을 이용해서 만든 글자로,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인식을 반영한 글자입니다. 인간을 ’소우주‘로 보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하늘이 사람의 머리에 내려와 하늘이 곧 사람이 되고 사람이 곧 하늘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天’의 옛 글자를 보면 사람의 머리를 크게 강조해서 나타냈는데 이것은 사람의 머리에 하늘이 내려와 있다는 것을 나타내려는 것입니다.


따라서 ‘開天’은 ‘사람의 머리가 열리고 열린 문으로 하늘이 들어옴으로써 하늘이 사람이 되고 사람이 하늘이 되다’라는 의미입니다.


이것이 ‘개천(開天)’의 문자학적 의미입니다.

‘개천(開天)’은 인간의 가치를 극대화한 우주적인 선언입니다.

‘개천(開天)’은 ‘사람이 하늘을 열었다’라는 식의 신화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고대 어느 시기에 사람들의 인문(人文)이 열리고 문명(文明)이 시작되었음을 설명하는 역사 용어입니다.

‘인문(人文)’이 무엇입니까? 우리 인체(=머리)에 있는 ‘하늘과 통하는 문’이란 뜻입니다.

이 문을 통해 사람이 하늘을 인식하고 하늘이 사람의 머리에 내려옴으로써 사람이 곧 하늘과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 ‘인문(人文)’의 내용입니다.


개천절(開天節)


‘개천절(開天節)’은 이처럼 인류가 야만(野蠻)을 벗어나 문명의 세계로 진입한 역사적인 사건을 기념하는 인류문명의 탄생 기념일입니다.

수 천 년의 세월에도 불구하고 이 날을 기념하여 지켜오고 있는 종족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인류에게는 소중한 일이 아닐 수 없으며, 그 종족이 우리 한겨레라는 사실은 인류 문명의 기원과 관련하여 우리 겨레의 위상과 역할을 짐작해볼 수 있는 좋은 단서라고 생각합니다. [조옥구 한자연구소장] 


한자풀이】

開(열 개) : 머리 정수리의 문이 열리고 하늘이 몸으로 내려오다(門+幵)

門(문 문) : 사람의 머리 정수리에 있는 문으로, 마음이 하늘과 소통하는 문

幵(평평할 견) : 햇빛은 땅의 높고 낮음을 가리지 않고 공평하게 비친다(干+干)

干(방패 간) : 하늘이 세상으로 내려와서 방패처럼 세상을 지켜준다는 의미(二+丨)

天(하늘 천) : 사람의 머리에 하늘이 내려와 있으므로 사람이 곧 하늘입니다.

人(사람 인) : 사람, 만물, 하늘과 땅에 이어 세 번째

文(무늬 문) : 사람의 머리 정수리에 있는 문


* ‘文’, ‘門’자 풀이 덧붙임

옛 선인들은, 사람의 몸에 하늘과 소통하는 문이 있는데 머리 정수리에 있는 숨구멍이 바로 그 문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동양철학이나 한의학에서는 이 문을 ‘정문(頂門)’이라 부른다. 머리 정수리에 있는 이 문을 통해서 ‘하늘이 사람의 몸으로 들어옴으로써 비로소 사람이 문명에 진입하게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이 문을 나타내는 글자가 ‘文(무늬 문)’, ‘門(문 문)’입니다.

이 문은 한사람이 하나씩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문’을 나타낼 때는 ‘文’을 쓰고 두 사람 이상의 ‘문’을 나타낼 때는 ‘門’을 쓴다. ‘們(들 문)’자를 ‘~들’이라고 풀이하는 까닭입니다. ‘너희들’의 ‘~들’ 즉 ‘복수’의 의미다.


‘學(배울 학)’자를 ‘斈’으로, ‘覺(깨달을 각)’자를 ‘斍’으로도 줄여 쓰는데, ‘學’, ‘覺’자의 윗부분은 사람의 ‘머리’를 나타내며 이 부분을 ‘文’으로 줄여 쓰는 것은 ‘文’자가 ‘머리’ 정수리에 있는 ‘문(頂門)’을 나타내기 때문입니다.


‘門’을 이용해서 만들어진 한자들 예를들어 ‘問’, ‘聞’, ‘捫’, ‘間’, ‘菛’ ‘閿’… 등의 풀이에서 ‘하늘과의 소통’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단순히 ‘출입문’의 개념만으로는 ‘捫(어루만질 문)’, ‘閿(내리깔고 볼 문)’ 등의 풀이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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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4/29 [10:18]  최종편집: ⓒ 환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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