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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살아 있는 우주의 순환
조옥구의 한자로 보는 실전인문학<15> 제 1장 한자개론
한자 학습을 위한 몇가지 주제 - 한자의 표면 의미와 숨은 의미
 
조옥구
7) 자연순환사상(自然循環思想)

우주는 스스로 살아있습니다. 살아있다는 말은 창조와 번식이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순환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생명은 순환(循環)이다’라고도 말합니다.

순환의 원형은 하늘에서 땅으로, 다시 땅에서 하늘로 향하여 오고 가기를 반복한다는 말입니다. 위에서 아래로 다시 아래에서 위로, 중심에서 곁으로 다시 곁에서 중심으로 돌아오기를 반복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멈추어 있는 것은 잘못된 것, 어긋난 것으로 인식되며, 비록 지금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될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로 기다려주는 것이 우주적 인식의 특성입니다.

우주의 순환하는 속성을 가장 상징적으로 나타내주는 것이 물입니다.


① 물(水)

순환은 우주적 현상입니다. 순환하는 우주적 관계를 가장 적절하게 설명할 수 있는 소재가 ‘물’입니다. 물은 세상 만물의 순환하고 변화하며 작용하는 원리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세상 만물을 ‘물(=물건)’이라 부르는 까닭이 그것입니다.

‘물’과 같이 위 하늘에서 땅으로, 땅에서 다시 낮은 곳을 향해 흐르다가 다시 하늘로 올라가고 올랐다가는 다시 내려오기를 반복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 선조들은 세상의 물을 다음과 같이 다섯 단계로 구분해서 불렀습니다.


丼(우물 정) : 북두칠성의 국자모양에서 나와 언제나 고여 있는 하늘 물

泉(샘 천) : 위 하늘을 향해 계속 솟아나는 물

川(내 천) : 하늘을 향해 흘러가는 물

江(강 강) : 세상(내)과 하늘(바다, , 발, 불, 해)을 연결하는 물

海(바다 해) : 하늘의 해와 같은 세상의 물


옛 선인들은 물이 하늘에서 와서 세상을 지나 다시 하늘로 돌아간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순환의 의미를 나타내기 위해 ‘바다’를 ‘해(海)’라고 부름으로써 지구상의 물이 흘러들어가는 마지막 단계를 하늘의 ‘해’와 같은 의미에서 해(海)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② 자손(子孫)

‘손자’이라는 말은 태생적으로 ‘할아버지-아들-손자’의 관계를 전제로 한 용어입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손자’라고 부르는 것은 그의 할아버지가 있음을 전제한 호칭인 것입니다.

자손(子孫)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손(子孫)’의 ‘손’은 인체에서 ‘손’과 같고 ‘자’는 ‘손’의 주인인 ‘머리’를 의미합니다.


한편, ‘子’는 태생적으로 ‘~의 새끼’라는 의미로, 어머니와 같은 존재가 따로 있다는 뜻을 나타내는 기호문자입니다. 은행에서 발생하는 ‘이자(利子)’를 생각하면 ‘子’의 속성을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머리를 ‘子’로 표현한 것은 머리보다 위에 있으면서 머리의 주인인 또 무엇이 존재한다는 표시인데 머리에는 예부터 하늘이 내려와 있다고 했으므로 머리의 주인은 하늘이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상에서 보듯이 ‘자손’이란 말은 ‘하늘과 머리와 손’의 관계를 이용해서 만들어진 용어로써, 그 배경에는 하늘이 우리 인체로 내려와 머리와 손을 타고 순환한다는 사상이 깔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天(하늘 천) : 사람의 머리에 하늘이 내려와 있으므로 사람이 곧 하늘이다

子(씨 자, 새끼 자, 아들 자) : 사람의 머리는 하늘의 씨다

孫(손자 손) : 머리(子)에서 이어진(系) 것이 손이다


‘손’의 의미를 알고 나면 ‘손님’이라는 우리말이 ‘주인이 아닌 사람’이란 뜻으로, ‘손’이란 말 속에 ‘주인’이 따로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도 있습니다.

한편, 자연의 순환체계는 단절되어서는 안되므로 ‘하늘→머리→손’으로 흐르는 흐름이 손에서 다시 뿌리로 돌아간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손톱’을 ‘爪(=爫, 손톱 조)’로 만들고 ‘조’라는 음으로 불러 다시 ‘뿌리(=조상)’로 돌아간다는 것을 나타내려 하였습니다.

식물의 뿌리는 땅 속에서 평생 해를 볼 수 없는 생명체들을 대상으로 해와 같은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뿌리’는 곧 ‘해’인 것입니다.

다음 한자들은 ‘순환’의 의미를 알아야 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한자들입니다.


* 艮(그칠 간, 어긋날 간)

‘艮’자는 ‘人→氏→民→艮→長’으로 변화하는 과정에 있는 글자로, ‘民’자의 머리에 ‘一’이 더해진 모양인데, 이 표시는 ‘백성의 머리에 하늘이 내려왔다’라는 의미입니다. 하늘이 사람의 머리로 ‘갔다’라는 의미에서 ‘간’으로 소리냅니다. 하늘이 갔다는 말입니다. ‘艮’자를 ‘그칠 간’, ‘어긋날 간’으로 해석하는 것은, 순환해야하는 우주가 우리 머리에 이르러 더 나아가지 못하고 머물러 있어 순환원리에 어긋났다는 의미입니다.


* 不(아니 불)

‘不’자는 나무의 뿌리가 땅 아래 머물러 아직 땅 위로 싹을 내지 못한 모양입니다. 비록 아직 땅위로 싹을 내지는 못했다하더라도 이 뿌리는 언젠가는 싹을 내게 되고 굳은 줄기가 되어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지금은 아니라하더라도 언젠가는 그렇게 될 것으로 믿는 것은 우주 자연이 그러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순환하며 변화하며 창조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未(아닐 미)

‘未’자는 ‘不(아닐 불)’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아직 나무가 완전히 자라지 않았다’라는 의미입니다. 지금은 완전치 않지만 생명이 있으므로 언젠가는 완전하게 자랄 것이라는 희망과 믿음이 담긴 표현입니다.

우주는 자체로 완전한 생명이며 사랑이며 창조이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차 있는 것입니다.


⑥ 無(없을 무)

‘無’자는 ‘3개의 화살’로 되어 있으며 ‘3개’는 ‘많다’는 의미이고 ‘화살’은 ‘햇살’의 상징입니다. 그러니까 ‘3개의 화살’은 ‘많은 햇살’을 의미합니다.

햇살이 너무 많으면 눈이 부셔서 세상을 볼 수가 없습니다. ‘無’자의 ‘없다’라는 의미는 곧 ‘너무 눈이 부셔서 볼 수가 없다’라는 의미인 것입니다. [조옥구 한자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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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12/19 [09:25]  최종편집: ⓒ 환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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