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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물같이 바람같이 > 김주호의 얼 말 글
유두(流頭)와 종교 그리고 4대강
<김주호의 얼 말 글>음력 6월15일 '유두', 물 신성시한 민족 전통의 날
종교계 반대로 '4대강죽이기' 인식...범종교 소통할 전문비서관 둬야
 
김주호
예수가 제자들에게 거듭나야 한다고 말씀하시자 니고데모가 “그럼, 어머니 뱃속에서 다시 태어나야 하느냐”(요한복음 3장3절~5절)고 묻는다. 이에 예수가 “물과 성령으로 다시 태어나야한다”고 답한다. 

세례(洗禮)라는 그리스어(baptisma)는 ‘담그다’ ‘가라앉히다‘ ’씻다‘라는 동사에서 파생된 명사다. 물에 담그는 일이나 씻어 깨끗이 한다는 의미이다. 이 물을 사용하는 종교적인 의식이 세례다. 예수의 복음 선교도 요단강에서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음으로써 시작된다.

세례는 보통 온몸을 몽땅 물에 담그는 의식이지만 여의치 못할 때는 최소한 머리에다 물을 부어 주는 형식을 취한다. 주로 동방교회에서 행하는 ‘침례(浸禮)’는 반드시 몸을 물속에 완전히 잠그는 것으로 세례의 한 형태이다.
 
일반적으로 물속에 잠기는 것은 죽음과 장사를 표시하는 것이고 물에서 나오는 것은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되어 부활하는 것을 상징한다. 세례를 통해 죄의 몸은 없어지고 세례를 받은 자는 죄의 노예에서 해방된다.

기독교 세례의 유래는 고대 유대교에서부터인 데 개종자들을 받아들이는 의식의 하나였으며, 종교적인 정화(淨化)를 위해 물을 사용했다고 한다. 물을 사용하는 의식은 모든 종교에서 볼 수 있다.

음력 6월15일…영육을 씻는 날

인도의 힌두교는 물이나 하천을 숭배하는 신앙이 있어 왔다. 인도인들이 거룩한 곳으로 숭배하는 갠지스 강은 천상계를 흐르는 성스러운 강이었다는 신화까지 탄생시켰다. 강 유역에는 수많은 성지들이 자리 잡고 있는데 목욕하는 곳인 가트(gath)에 몸을 씻으면 묵은 업장(業障)이 씻겨 진다고 한다. 힌두교도들은 갠지스 강에서 목욕하는 것을 최고의 기쁨으로 생각하며 죽은 다음 시신을 화장하여 유골이나 재를 이 강에다 뿌리면 천상에 태어날 것을 믿고 있다.

불교는 향수나 물로 씻는 관정(灌頂)의식이 있다. 이슬람교는 하루 다섯 번 알라께 예배를 드리는데 그전에 반드시 얼굴 손발을 깨끗이 씻는다. 성균관은 석전을 봉행할 때 손을 세 번 씻는 관수(盥水)를 한 다음 배례 한다. 천도교는 모든 의식에서 청수(淸水)를 모신다. 전통 민속신앙에는 장독대 위에 정성스레 청수 한 그릇을 떠 올리고 칠성님께 빌었다.

육당 최남선은 “오랜 옛적부터 우리 조상들은 더러움과 떼 꼽을 죄악으로 여기고 진실로 몸과 마음속에 부정(不淨)한 것이 붙으면 자력 또는 타력으로 이를 씻어 버렸으니 민속에 전하는 ‘가신다’ ‘친다’가 그것이고, ‘풀이’니 ‘떨이’니 하는 신사(神事)가 다 그 유풍을 지키는 것들이다”고 했다.

우리 민족은 물에 정화력이 있음을 깨닫고 내와 샘과 물을 신천(神川) 영천(靈泉) 성수(聖水)라 하여 신성시 해 왔고 이를 종교화 하여 성스러운 의식으로 지켜왔으니 이 날이 음력 6월15일 유두(流頭)이다.
 
이 날을 영혼과 육신을 깨끗이 씻는 날로 지켜왔고 또 물을 신성시 하여 아껴왔다. 신라의 옛 풍속에 동류수(東流水)에 가서 머리를 감는다고 했으나 실상은 온 몸을 물에 담가서 씻는 것이 그 본뜻이고, 머리만 씻는다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라 하겠다.

유두와 관련해 ‘동류수에 머리 감아 상서롭지 못한 것들을 씻어버린다’, ‘동쪽 냇물에 목욕을 하면 냉병이 침범하지 못 한다’는 옛 풍습이 있는가 하면 ‘유두복숭아’라 하여 유두날에 복숭아나무 동쪽 가지를 꺾어 으슬으슬 추운 학질에 걸린 환자에게 아홉 번 때려 낫게 한다는 지혜도 곁들여 있다.

물은 새 생명을 탄생시키는 원천이고 모든 것을 정화하는 기능이 있다. 물은 생명을 살리는 물질이다. 그래서인가. 명문대 의대 교수가 가짜 ‘만병통치 생명수’ 제조기를 만들어 판 혐의로 적발된 적이 있다. 검사 결과 그의 생명수는 마시지도 못할 죽음의 물이었다고 한다.
 
물에는 질서가 있다. 반드시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종적질서와 언제나 수평을 이루려는 횡적질서가 그렇다. 노자도 상선약수(上善若水) 즉,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물의 고마움을 깨달았고, 또 물이 풍부한 탓에 인심도 넉넉했다.
 
인체에는 65퍼센트 가량이 물로 되어 있다. 자연도 물이 없으면 생명체가 존재 할 수 없다. 자연에는 물줄기가 있고 인간에게는 핏줄기가 있다. 생명체가 유지되려면 유두의 흐를 류(流)자처럼 물줄기든 핏줄기든 막히지 않고 잘 흘러야 한다.

그런데 정부의 강을 잘 흐르게 하자는 ‘4대강 살리기’에 반대하는 운동에 종교계가 앞장서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그렇다면 먼저 종교계와의 소통의 강부터 흘러야 하지 않을까. 토목, 수자원, 환경 등 과학적 검토 하에서 진행되는 4대강 살리기가 어째서 ‘4대강 죽이기’로 인식된 것인가.
 
여기엔 관계당국의 대(對) 종교계 설득전략이 기대에 못 미친 까닭도 있다. 아니 종교계와의 불통(不通) 때문이다. 천주교, 개신교, 불교, 민족종교, 그 밖의 제(諸)종교 등 종교전반에 걸쳐 깊고 폭넓은 현장 경험과 지식, 이해가 없는 사람들이 어떻게 종교계와 소통할 수 있겠는가.
 
청와대는 종교계와의 원활한 소통을 원하지만 막상 이 분야의 전문가를 찾지 못한 것 아닌가. 목숨을 던지는 4대강반대운동은 점차 신앙화 되어 가는 추세다. 이를 단순히 사회현상 정도로 취급하고 제풀에 수그러들길 기대하는 건 착각이다.

범 종교 소통할 종교비서관 절실

모처럼 청와대에 통합과 소통을 전담하는 사회통합수석실이 신설 됐는데 여기에 어떤 형태로든 반듯이 범 종교를 아우르며 소통하는 전문 종교비서관이 절실하다. 여의치 않다면 종교담당 행정관급이라도 좋다.
 
날로 기세를 더해 가는 4대강반대운동을 생각해서라도,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협조관계를 조성해 나가기 위해서도, 전 국민의 절대다수가 종교인구라는 점에서도 범종교적 경륜과 현장 경험을 지닌 종교비서관은 절대 필요하다. 종교계와의 소통담당은 아무나 맡는 것이 아니다. 특정종교에 안배차원이 되어선 더욱 안 된다.

그래서 땅의 물줄기, 몸의 핏줄기가 잘 흘러야 하듯 국정이 맑은 물 흐르듯 잘 소통되길 바란다. 그러나 지구촌에 물이 고갈되어 간다고 이미 오래전 UN이 경고한바 있다. 한데, 우리나라도 20년 후엔 그나마 물 부족 현상을 겪게 되리라고 전문가들이 예고하고 있으니 걱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4대강 사업은 오히려 긴요하고 성스러운 일이다. 오랜 옛적부터 우리 민족이 성스럽게 지켜온 ‘물의 날’인 유두일(流頭日)에 수통(水通)을 생각해 봤다. [김주호 국립 몽골대학교 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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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7/23 [08:46]  최종편집: ⓒ 환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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