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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 민중 중심 선도 전통 되살려
<특별연재>제1차 선&도 국제학술대회<24> 김용휘 고려대 HK 연구교수
한국선도의 내단수련과 신종교의 수련(하)
 
김용휘
4) 타력적 신앙과 자력적 수행의 조화

수운의 초월적 신비체험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侍天主와 吾心卽汝心의 자각을 통해 내재적 신비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특기할만하다. 한울님과 하나되는 체험, 즉 한울님과의 啓示體驗이 신비적․내재적인 결합체험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수운의 시천주의 시(侍)자 해석에서 “모신다는 것은 안으로 신비로운 靈이 임재해 있고, 밖으로는 끊임없이 전체생명과의 氣化作用이 있다”고 한 데서 잘 드러나고 있다.
 
이는 유신론적 종교에서 흔히 나타나는 신의 계시체험과 무신론적 신비주의 전통 또는 동양종교에서 흔히 발견되는 神秘主義的 一體性體驗, 合一體驗이라는 다른 두 전통의 양극단이 잘 조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초월성과 내재성의 조화이며, 실천 수행의 차원에서는 타력적 신앙과 자력적 수련의 조화이기도 하다. 이는 초월적(超越的) 영성(靈性)과 합리적(合理的) 철학(哲學)의 묘합(妙合)이라 하겠다.

동학의 수련에서 발견되는 또 다른 의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대중적인 간이한 수련법이라는 것이다. 해월은 “부귀한 자만 도를 닦겠는가, 권력 있는 자만 도를 닦겠는가, 유식한 자만 도를 닦겠는가, 비록 아무리 빈천한 사람이라도 정성만 있으면 도를 닦을 수 있느니라.”라고 하여 수도(修道)를 통해 누구나 성인이 될 수 있다고 하여 깨달음을 몇몇 특별한 존재들의 전유물로 보지 않는다.
 
무지랭이 백성들의 종교였던 동학은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呪文을 위주로 하는 간이하고 대중적인 수련 방식으로 한울님과의 신비체험은 물론 내재적인 합일까지 이르게 하고 있다.
 
주문과 영부의 의미는 앞에서도 논했듯이 특별한 사람만이 세속을 떠나서 특별한 수행과 고행을 통해서 도를 통하는 것이 아니라, 주문이라는 도구로써 누구나 쉽고 간단하게 자기의 各自爲心을 버리고 敬天, 順天의 한울적 삶에 동참하게하는, 즉 내 안의 靈性을 최대한도로 발휘케하여,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삶에서 神靈한 삶으로의 차원 변화를 기하게 한 것이기 때문이다.

4. 맺음말

본 연구는 중국에서 도교가 들어온 이후 한국의 독자적인 仙風이 어떻게 되었는가 하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그 면모가 선도의 역사적 전개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 또 그것이 왕실과 귀족, 지식인 엘리트를 중심으로만 논의되어 왔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때문에 백두산, 묘향산, 태백산, 지리산 등의 산간에서 이른바 좌방적인 수련을 하는 그룹들의 존재를 너무 간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는 문헌자료만으로 선도역사를 봐 온 한계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종교학이나 민속학, 고고학, 인류문화학은 물론 문학자료, 전설, 또는 구술자료까지 폭넓은 연구방법론의 확대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이것은 지금까지 한국선도를 지식인 엘리트를 중심으로 기술함으로써 스스로 왜소화시킨 한계를 노정시켜온 측면이 있고 민중적 차원에서 선도적 전통을 바라보지 못한 문제를 드러내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한국에서는 삼국 이래로 민중을 기반으로 한 선도적 교단이 정식으로 수립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의 선의 전통이 구한말의 대내외적인 모순 상황에서 민중의 뜨거운 열망에 부응하여 다시 일어난 것이 동학을 비롯한 신종교라고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그 일단을 규명해 보고자 하였고, 방법론적으로 동학의 수련을 중심으로 동학이 고대의 선의 전통, 그리고 선도의 좌방과 우방의 어떤 면모를 계승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결론적으로 동학의 수련은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한민족의 하늘님에 대한 신앙, 경천을 되살려 내고자 하는 종교운동이었으며, 이 과정에서 새롭게 내놓은 守心正氣의 수련법은 유교적 마음공부와 도교적 기운 공부의 병행함으로써 보다 실천적이고 원만한 수련법을 제시하였다고 생각한다.
 
또한 초월적 하늘님에 대한 타력적 신앙을 중시하면서도 거기에만 머물러서는 안되고 결국 心卽天을 깨닫는 자각적․자력적 수련으로 나갈 것을 강조함으로써 초월성과 내재성, 타력적 신앙과 자력적 수련을 조화시키고 있다.
 
또한 장기간의 고도의 수행인이 아닌 무지랭이 백성들도 참여할 수 있는 간이한 주문 수련법을 통해 결과적으로, 의도했든 안했든 간에 좌방수련을 중심으로 우방수련을 보완하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는 결국 동학의 수련은 한국 선도의 전통이 지식인 엘리트에게만 전유되어 온 것이 아니라 산간에서, 또 민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내려오던 것을 민중을 중심으로 다시 살려내고 아우러낸 한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고 판단된다. [김용휘 고려대 HK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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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7/02 [06:30]  최종편집: ⓒ 환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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